미 헌팅턴 잉걸스 인더스트리즈(HII) 과거 미국 해군 호위함 사업에 제안했던 해상 통제 호위함(SCF)미국 해군은 최근 콘스텔레이션급 호위함(FFG-62) 프로그램을 공식 취소했다. 해당 사업은 심각한 설계 변경, 공정 지연, 비용 폭증으로 인해 사실상 회복 불능 상태에 빠졌고, 미국 해군의 2020년대 후반 전력 구조 계획에 치명적인 공백을 남겼다.
콘스텔레이션급은 애초 프랑스·이탈리아의 검증된 FREMM 호위함을 기반으로 위험을 최소화하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지난 5년간 설계 변경이 누적되며 원형과의 공통점은 15% 수준으로 추락했다. 올해 4월 기준, 선도함 콘스텔레이션함의 건조 진척률은 약 10%에 불과했으며, 인도 시점은 2029년으로 밀린 상태였다. 결국 존 펠런 미국 해군 장관은 “더 이상 건조할 의미가 없다”며 계획 폐기를 선언했다. 펠런 장관은 레이건 국방 포럼에서 “구축함 비용의 80%를 쓰고, 성능은 60%밖에 얻지 못했다. 차라리 구축함을 건조하는게 낫다”고 직격했다.
그러나 호위함 사업 자체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제이슨 포터 해군 연구·개발·조달 담당 차관보 직무대행은 “미래형 호위함은 2028년 진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펠런 장관 역시 “미국 설계 기반의 호위함을 건조할 것이며, 콘스텔레이션급보다 더 빨리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계획은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대규모 해군 전력 재편 구상인 ‘골든 플리트(Golden Fleet)’의 핵심 축으로 알려졌다.
미군 소식통들에 따르면, 신형 호위함의 기반 설계로 헌팅턴 잉걸스 인더스트리즈(HII)가 건조한 해안경비대의 레전드급 국가안보정(NSC)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전한다. 레전드급은 2005년 이후 10척이 건조된 4,600톤급 대형 경비함으로, 원양 작전 능력과 안정성 면에서 검증된 플랫폼이다. 미국 해군과의 연합 작전 경험도 풍부하다.
다만 문제는 무장과 전투체계다. 현행 NSC의 주무장은 57mm 함포와 CIWS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취소된 콘스텔레이션급은 32셀 VLS, SM-2·ESSM, NSM 16발, RAM, 향후 SM-6·토마호크 통합까지 고려된 ‘중형 다목적 전투함’이었다. 즉, 레전드급 기반 호위함은 대대적인 무장·센서·전투체계 개조가 불가피하다. 이지스 전투체계, 레이더, 전력·냉각·생존성 기준까지 새로 맞춰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콘스텔레이션급 실패의 핵심 원인 역시 ‘과도한 설계 변경’이었다. 검증된 플랫폼을 선택해 놓고 다시 대규모 개조를 반복한다면, 동일한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HII는 과거 FFG(X) 경쟁에서 12셀·16셀 VLS를 포함한 NSC 파생 ‘해상 통제 호위함 ’ 개념을 제안한 바 있으며, “위험도가 낮고 경제적인 설계”라고 주장해 왔다.
펠런 장관은 “첫 함정 건조 전 요구사항을 완전히 확정하겠다”며 “설계 변경 명령은 반드시 장관 승인 사항”이라고 못 박았다. 이는 콘스텔레이션급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공개적 약속이다. 그러나 의회와 군 안팎의 시선은 차갑다. 미국 해군이 과연 이번에는 ‘호위함의 함정’을 피할 수 있을지, 그리고 2028년 진수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는 향후 미국 해군 건함 계획의 성패를 가를 중대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K-DEFENSE NEWS | Strategic Analysis Des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