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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유럽 다연장 로켓포의 굴욕… 30년 방치 끝에 ‘비유럽 의존’ 현실화
  • 김대영 기자
  • 등록 2026-02-11 17:52:04
  • 수정 2026-02-12 12:2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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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이나 전쟁이 드러낸 유럽의 장거리 화력 공백
  • HIMARS·천무·PULS 직도입 러시, 자주 개발은 늦어졌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현대전에서 다연장 로켓포의 전략적 위상을 다시 끌어올렸다. 공중우세가 보장되지 않는 환경에서 장거리·정밀 지상 타격 능력은 전장의 주도권을 좌우하는 핵심 전력으로 부상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드러낸 유럽의 다연장 로켓포 공백하지만 전쟁 발발 이전까지 유럽의 다연장 로켓포 전력은 냉전 종식 이후 30여 년간 구조적 축소의 길을 걸어왔다. 소수의 미국산 플랫폼과 다수를 차지하는 소련 체계의 다연장 로켓포가 혼재한 채, 명맥만 유지해온 셈이다. 해외 파병과 평화유지 작전 중심의 안보 환경 속에서 활용도가 낮았던 만큼, 각국은 최소 전력만 유지하거나 사실상 포기하는 선택을 반복해왔다.

현대화는 했지만 교체는 미뤘다

그동안 유럽 각국이 추진한 개량 사업은 ‘수명 연장’에 가까웠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전면 교체 대신 기존 체계를 부분 개량해 운용 기간을 늘리는 방식이었다. 2022년 당시 유럽의 다연장 로켓포 전력은 1960년대 바르샤바조약군이 운용한 BM-21 계열과, 1980년대 미국 M270 MLRS에서 파생된 소수 체계가 혼재한 상태였다. 상당수 플랫폼은 40~50년의 운용 수명을 기록했지만, 대체 논의는 지연돼 왔다. 더 큰 문제는 산업 기반이었다. 구 바르샤바권 국가들은 운용 경험은 축적했으나, 장거리 정밀 지대지 탄약 분야에서는 유럽 자체 기술 역량이 충분히 형성되지 못했다. 많은 탄약이 외부 라이선스에 의존하거나, 자체 카탈로그에 부재한 상황이었다.

하이마스 충격… 유럽 재무장 스위치 켜다

상황을 바꾼 것은 2022년 초여름 우크라이나에 투입된 미국의 다연장 로켓포였다. 특히 미국의 M142 하이마스(HIMARS)는 러시아군 후방 지휘소와 탄약고를 정밀 타격하며 전황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같은 해 가을 우크라이나군의 재탈환 작전에서 이 체계는 ‘게임 체인저’로 평가됐다. 그동안 후순위로 밀려 있던 다연장 로켓포는 단숨에 유럽 재무장의 핵심 분야로 떠올랐다. 그러나 기존 체계 다수가 2027년 이후 운용 지속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중장기 개발을 기다릴 여유는 없었다.

이미지 캡션 2022년 초여름 우크라이나에 투입된 미국의 M142 하이마스(HIMARS)는 러시아군 후방 지휘소와 탄약고를 정밀 타격하며 전황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비유럽 플랫폼 직도입 가속

현지 대안이 부족한 가운데, 유럽 각국은 기성품 도입으로 방향을 틀었다. 주요 선택지는 세 가지로 압축된다. M142 HIMARS – 119대, PULS – 74대, K239 천무 – 310대. 세 플랫폼은 성능과 비용 측면에서 유사한 범주로 평가되며, 단기간 전력 공백을 메우는 현실적 해법으로 채택됐다. 특히 한국산 K239 ‘천무’는 대규모 계약을 통해 유럽 시장 내 존재감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동시에 독일은 산업 자립을 목표로 두 개의 경쟁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GMARS(록히드마틴·라인메탈)와 EuroPULS(KNDS 독일·엘빗)이다. 다만 이들 사업은 본격 전력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프랑스의 독자 노선… 전략적 고립 우려

프랑스는 FLP-T 프로그램을 통해 자국 탄약 생산·운용에 대한 통제권 확보를 목표로 독자 개발 노선을 택했다. 현재 프랑스의 다연장 로켓포 전력은 노후 플랫폼 소수와 미국 라이선스 탄약에 의존하고 있어, ‘탄약 주권’ 확보는 전략적 과제로 평가된다. 그러나 장기 개발 노선은 일정 지연과 유럽 내 고립 가능성을 동시에 안고 있다. 여기에 프랑스가 인도산 Pinaka 도입을 검토하는 움직임까지 보이며 논란이 일고 있다. Pinaka는 120km 사거리 탄약을 개발 중이지만, 일부 유럽 군이 요구하는 150km 이상 장거리 정밀 타격 능력과는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호운용성과 성능 논란이 겹치면서, ‘유럽산 무기 우선’을 주장해온 프랑스의 정책 일관성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산 K239 ‘천무’는 대규모 계약을 통해 유럽 시장 내 존재감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유럽, ‘의존 심화’인가 ‘산업 재건’인가

결국 유럽 다연장 로켓포 시장은 세 갈래 길에 서 있다. 비유럽 체계에 대한 의존을 심화할 것인지, 공동개발을 통해 산업 기반을 재건할 것인지, 아니면 국가별 독자 노선으로 분절화될 것인지의 선택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유럽이 지난 30년간 사실상 방치해온 장거리 화력 공백을 드러냈다. 단기적 전력 보강은 시작됐지만, 진정한 과제는 산업적 자립과 전략적 통합이라는 중장기 해법에 있다. 다연장 로켓포는 더 이상 보조 화력이 아니다. 공중우세가 불확실한 시대, 그것은 전장의 균형을 좌우하는 전략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유럽이 ‘역사적 의존성’을 벗어날 수 있을지, 향후 10년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K-DEFENSE NEWS | Strategic Analysis De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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