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군용 B-52 레이더 현대화 프로그램(RMP) 첫 번째 신속 시제품이 시험을 위해 에드워즈 공군기지에 인도됐다. 이번 레이더 업그레이드는 항공기의 항법 정확도와 표적 조준·추적 능력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새로운 고해상도 지형 매핑 기능을 제공한다. 업그레이드된 B-52H는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 위치한 보잉 시설에서 신형 AN/APQ-188 AESA 레이더를 장착한 뒤 에드워즈 기지로 이송됐다. APQ-188은 레이시온이 개발한 시스템으로, 수십 년간 사용돼 온 구형 AN/APQ-166 기계식 레이더를 대체한다.
B-52, 차세대 폭격기와 함께 2050년 이후까지 운용
트로이 메인크 미 공군 장관은 “이번 페리 비행은 폭격기 전력 현대화의 중요한 순간”이라며 “AESA 레이더는 B-52가 앞으로도 미국 핵·재래식 장거리 타격 능력의 핵심 전력으로 남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공군은 성명을 통해 B-52의 계획 운용 수명을 2050년까지 연장하고, 신형 스텔스 폭격기 B-21 레이더와의 2기종 체제를 지속하기 위한 핵심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B-52J로 명명될 개량형 폭격기는 엔진 교체, 항전장비 개선, 구조 보강 등 대규모 업그레이드를 포함한다. 켄 윌스바흐 공군 참모총장도 “이 사업은 단순한 기술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전투준비태세와 억지력 강화에 관한 것”이라며 “미래 공군이 현대화된 전력을 물려받도록 하기 위한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F/A-18 레이더 기반… 검증된 기술로 비용·위험 최소화
신형 AN/APQ-188 레이더는 미 해군 F/A-18E/F 슈퍼 호넷과 EA-18G 그로울러에 탑재 된 AN/APG-79 AESA 레이더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또한 F-15E·F-15EX에서 운용 중인 AN/APG-82의 요소 기술도 포함해 공대지 임무 중심의 B-52에 맞게 최적화됐다. 레이더는 다음과 같은 성능 향상을 제공할 전망이다. 표적 탐지·추적 거리 증가, 합성개구(SAR)·지상 이동표적추적(GMTI) 기능 강화, 전자전(EW) 내성 및 다기능성 향상, 기존 공대공 기능 일부 유지 가능 등이 언급된다. 미 공군은 “특정 기능 제거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임무에 필요한 핵심 성능을 확보했다”며 “추후 예산이 허용되면 기능 추가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AN/APQ-188 레이더는 미 해군 F/A-18E/F 슈퍼 호넷과 EA-18G 그로울러에 탑재 된 AN/APG-79 AESA 레이더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지연과 비용 증가… 넌-매커디 위반까지
그러나 B-52 현대화 프로그램은 순탄치 않았다. GAO(미 회계감사원)에 따르면 환경 인증 문제, 소프트웨어 개발 지연, 부품 조달 차질 등이 누적되면서 애초 2024년 예정됐던 비행시험이 2026년으로 2년 연기됐다. 또한 설치 과정에서 기수부 통합에 난항을 겪으면서 비용이 급증해 넌-매커디(Nunn-McCurdy) 규정 위반이 발생했다. 다만 공군은 해당 프로그램이 국가 안보에 중요하다고 판단해 사업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초기운용능력(IOC) 달성 시점도 기존 2027년에서 2028~2030년으로 늦춰졌다. 엔진 교체도 지연 중 이다. AESA 레이더 외에도 B-52J는 대형 현대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엔진 교체(CERP): 구형 TF33 → 롤스로이스 F130, 완료 시점: 계획 2030년대 초 → 현재 전망 2036년, 항전·구조 개량 포함 등. 엔진 교체 사업 역시 일정이 늦어지며 B-52 현대화 전체 일정에 부담을 주는 상황이다.
B-21과 쌍두마차 운용… 냉전시대 폭격기에서 100년 플랫폼으로
B-52는 1950년대 초도 비행 이후 70년 넘게 운용 중이지만, 현대화된 B-52J는 B-21과 함께 미 공군의 2대 전략폭격기 체제를 이루며 2050년대 이후에도 임무를 수행할 전망이다. 신형 레이더를 탑재한 B-52는 장거리 타격·원격 무장 운용 능력을 강화해 B-21의 침투임무와 상호 보완 역할을 맡게 된다.
K-DEFENSE NEWS | Strategic Analysis Des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