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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해군, ‘중형 상륙함 시대’ 연다… LST-100 기반 상륙함 전격 채택
  • 김대영 기자
  • 등록
  • 수정 2025-12-10 19: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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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연·비용폭주 악몽 끝낼 ‘비개발형 설계’ 선택… 2026년 착공·2029년 첫함 인도 목표
  • 태평양 도서 분산작전 핵심 전력… ‘USS 맥클렁’으로 시작될 LSM 새 함대
미국 해군이 수년간 표류해온 중형 상륙함(LSM) 사업에서 전격적으로 방향타를 돌렸다. 미국 해군은 네덜란드 조선사 다멘(Damen)의 LST-100 상륙함 설계를 LSM의 기반 모델로 확정했다고 발표하며, 2026년 착공·2029년 첫 함정 인도라는 “탈(脫)지연”의 야심 찬 일정을 제시했다.

길이 100m, 4,000톤급 규모의 LST-100은 3,400해리 항속, 14노트 속력, 234명 병력, 1,020㎡ 화물공간, 선수 클램셸 도어, 선미 경사로, 크레인, 헬기 갑판 등 미국 해병대 요구조건을 대부분 충족한다. 35척 규모로 계획된 이 함대는 미국 해병대가 추진 중인 원정·분산작전(EABO/DMO)의 실질적 작전 플랫폼으로 평가되며, 태평양 지역의 도서 분쟁 상정 시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미국 해군은 이날 영상 발표를 통해 존 펠런 해군성 장관, 대릴 코들 해군작전사령관(CNO), 에릭 스미스 해병대 사령관의 공식 입장을 공개했다. 펠런 장관은 “우리는 해군의 함정 건조와 배치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다”며 LST-100 기반 LSM 선택이 ‘경제성·능력·일정’의 균형점을 찾은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기본 스펙은 다음과 같다. 배수량: 약 4,000톤, 항속거리: 3,400해리 이상, 길이: 100m, 최대속도: 14노트, 수송능력: 병력 최대 234명, RORO 화물공간: 약 1,020㎡, 전·후방 적재·하역 구조(클램셸 도어/선미 램프), NH-90급 헬기 운용 가능 비행갑판, 대형 크레인 탑재, 소형 상륙정(LCD) 전개가 가능하다. 우리 해군의 천왕봉급 상륙함과 비슷하지만 길이와 폭 그리고 배수량이 차이가 있다.

스미스 미국 해병대 사령관은 “LSM은 항만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기동성과 생존성을 보장해, 분산작전의 실전적 기반을 제공할 것”이라며 사업의 군사적 의미를 강조했다.

미국 해군은 이번에 “비개발형 설계(non-developmental design)” 전략을 채택했다. 이는 프랑스-이탈리아 합작설계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지속적인 변경 요구로 실패한 콘스텔레이션급 호위함 사업의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선택이다. 코들 제독은 “우리는 상식을 적용해 기본으로 돌아갔다”며, “미국 해병대 요구를 충족하는 검증된 설계를 우선 확보한 뒤, 최저 수준의 변경만 적용해 일정·비용 리스크를 억제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해군은 이미 Damen으로부터 대략 330만 달러(약 48억원)에 기술 데이터 패키지 권리(TDP)를 구매했으며, 이는 국내 생산을 위한 설계 자유도를 크게 높인다.

LSM은 미국 해병대의 미래 작전 개념인 EABO(Expeditionary Advanced Base Operations)와 DMO(Distributed Maritime Operations) 를 실제로 구현하기 위한 핵심 전력이다. 이 함정은 기존 대형 상륙함(LHD/LHA, LPD)과 달리 소규모·신속·은밀한 분산 기동에 특화되어 있으며, 태평양 지역의 넓은 도서 지형에서 “항만 없이 상륙·보급·이동이 가능한 전술 플랫폼”을 지향한다. 다만 35척 전체를 언제 확보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미국 해군은 “가급적 빠르게”라는 말 외에는 구체 일정을 제시하지 않았다.

미국 해군과 해병대는 긴급 소요 충족을 위해 임시 대체 함정을 활용해 왔다. 볼린저 조선소가 이스라엘과 미 육군용으로 개발한 ILSV 기반 플랫폼이 후보군이며, NAVSEA(미국 해군 해상 시스템 사령부)는 “최소 한 척의 LSM을 볼린저에서 건조할 것이다”라고 확인했다. 첫 LSM은 이미 명명되었다. 이라크에서 순직한 미 해병대 공보관 메건 M. L. 맥클렁 소령을 기려 USS McClung으로 명명될 예정이다. NAVSEA는 “명명 계획에 변경은 없다”고 밝혔다.

펠런 장관은 발표 말미에 “해군 선박 건조 방식을 전면 혁신할 것”이라며 다음과 같이 못 박았다.“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 검증된 상업 설계, 현실적 일정, 책임 있는 조달 체계—해군 선박 건조의 새로운 시대가 지금 열리고 있다.” 콘스텔레이션급의 실패 이후 처음으로 선택된 ‘새로운 함정급’인 LSM이 미국 해군의 조선 개혁을 입증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K-DEFENSE NEWS | Strategic Analysis De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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