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력 현무 탄도 미사일 발사 장면 (사진 국방부) 현무-5의 개발이 본격화된 것은, 그동안 우리나라 탄도미사일 개발에 족쇄가 되었던 한미 미사일 지침이 지난 2017년 본격 개정되면서부터이다. 미사일 지침이 개정되자 사거리 500km 미사일의 탄두 중량이 1톤에서 4톤으로, 사거리 800km 미사일은 500kg에서 2톤으로 대폭 늘어나면서, 트레이드오프(trade off) 즉 사거리와 탄두 무게를 적절히 조절하면서 위력이 증대된 신형 탄도미사일을 개발할 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특히, 현무-5는 대량응징보복을 대표하는 우리 군의 핵심 무기로 개발되었다. 탄도미사일을 운용하는 육군은 지난 2017년 5대 게임체인저 계획을 발표하면서 전천후, 초정밀, 고위력의 미사일 전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배경 아래 현무-5는 현존하는 재래식 중단거리탄도미사일 가운데 8톤(t)이라는 가장 큰 탄두 중량을 갖게 된다. 현무-5 개발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중국이 개발한 둥펑(東風)-16이 1.5톤의 탄두 중량으로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가운데 가장 크고 무거운 탄두를 장착했었다. 구체적으로 현무-5가 어떤 종류의 탄두를 장착하고 있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탄두 무게로만 봤을 때 지난 2008년까지 미 공군이 운용했던 BLU-82 데이지커터(Daisy cutter)와 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지 커터의 총 무게는 6.8톤 이 가운데 충전된 폭발물의 양은 5.7톤으로 전해진다. 현무-5가 벙커버스터 즉 지하 시설물을 파괴하는 기능이 있다면 탄두 무게 8톤 가운데 최소 2~3톤은 탄체의 무게로 봐야 할 것이다. 이 때문에 탄두에 충전된 폭발물의 양은 5~6톤으로 예상된다.
BLU-82 데이지 커터의 폭발 사진 (사진 미 국방부)
그렇다면 데이지 커터의 위력은 어느 정도였을까. 지난 1990년 걸프전 당시 이라크 군을 상대로 데이지 커터가 사용되었는데 이를 목격한 영국군 특수부대 SAS는 본부에 "사령관님! 방금 양키 놈들이 쿠웨이트에 핵을 떨어뜨렸습니다!"라고 보고했을 정도로 전술 핵무기에 맞먹는 위력을 갖고 있었다. 여기에 더해 현무-5가 벙커버스터 기능을 가진 대형 관통 탄두를 탑재했을 경우 탄도미사일이 마하 5 이상으로 비행하는 것을 고려해 보면, 어마어마한 운동에너지가 더해져 미 공군이 운용 중인 GBU-57 MOP를 훨씬 뛰어넘는 파괴력과 관통력을 자랑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GBU-57 MOP는 철근 콘크리트 200피트(60.96m)를 관통 가능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능력 때문에 우리 군은 북한이 남침할 경우 현무-5 20~30발로 평양을 초토화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20여 발을 평양을 향해 발사하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원자폭탄이 떨어진 히로시마, 나가사키 정도의 파괴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전했다. 우리 군은 지난해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지대지미사일(현무)’이라고만 적힌 컨테이너를 탑재한 이동식 발사차량(TEL)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여기에 탄두 중량 2톤의 현무-4가 실렸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올해 역시 현무-5가 직접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아닌 컨테이너에 탑재된 방식으로 공개될 가능성과 혹은 실물 크기의 모형이 등장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군 안팎에서는 핵·미사일 개발을 고도화하고 있는 북한에게 강한 경고 메시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